(제주=연합뉴스) 홍정표 기자 = 제주의 겨울철 횟감으로 이름난 방어가 올해 들어 자취를 감춰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23일 서귀포시 모슬포수협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우리나라 최남단인 마라도와 가파도 연안에 방어 어장이 형성돼 모슬포 선적 채낚기 어선 20여척이 척당 100마리 안팎의 방어를 낚아 짭짤한 수입을 올렸다.

방어가 많이 잡히면서 지난해 12월 초에는 수중 가두리에 보관한 방어 재고량이 500마리를 웃도는 등 조황이 좋았으나 이달 초부터 척당 어획량이 1∼2마리에 그치는 등 갑자기 방어가 잡히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최근 몸무게가 4㎏ 이상인 대형 방어의 수협 위판가격이 마리당 13만원, 동문재래시장 등 시중 판매가도 ㎏당 2만5천원선으로 한달 전보다 2배 이상 올랐다.

그나마 구하기가 어려워 방어회를 파는 전문매장이 문을 닫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손을 놀리던 방어잡이 어민들은 예년보다 20여일 앞선 이달 중순부터 모슬포 연안에 멸치 어장이 형성되자 방어잡이 대신 들망장비를 갖춰 멸치잡이에 나서고 있다.

이들 어선은 척당 하루평균 20t의 멸치를 잡아 400만원 안팎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 수협 위판가격은 이달 중순 250원선을 웃돌았으나 어획량이 점차 늘면서 최근에는 ㎏당 200원 선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평균 위판가격 400∼450원의 절반 수준이다.

모슬포수협 관계자는 "방어는 보통 3월까지 꾸준히 잡히는데 수온 상승 때문인지 지난해 말부터 갑자기 방어가 잡히지 않고 있다"며 "설 선물용으로 방어를 찾는 고객이 많지만 재고가 없어 팔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갱잇과에 속하는 방어는 몸길이가 최대 110cm가량 자라며 국내에서는 마라도 주변이 최대 어장으로 손꼽힌다. 겨울철이 제철이고 클수록 맛이 좋다. 방어에는 DHA, EPA 같은 불포화 지방산이 많고 비타민 D도 풍부해 고혈압, 동맥경화, 심근경색, 뇌졸중 등 순환기계 질환의 예방은 물론 골다공증과 노화 예방에도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