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터 오버

 

바닥권의 대부시리와 그 바닥 부시리를 흉내내며 알방어와는 다르게 바닥권만을 유영하는 대방어

그 대물들만을 철저히 노리는 저킹,  그 저킹을 구사하기 쉬운 장비세팅

 

나의 머리속은 오로지 미터오버..미터오버.. 서울에 두고온 모든 복잡한 세상사들 잊기위한 한가지 외우기 쉬운 주문과도 같았다. 집착이라고나 할까?

 

내 루어낚시 인생에서 이번처럼 조과에 대해 조급한 집착을 보이기도 처음이자 마지막이 아닌가 생각된다. 

 

나는 한가지 메탈지그의 액션만을 머리속에 그리고 그 피규어를 창출하기위해 몸부림치기 시작했다. 내가 내몸을 빠져나가서 내 외부에서 두둥실 떠올라서 나의 그러한 행태를 내려 바라보았다면 딱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 " 똥 싸겠다. "  그 만큼 처절하지 않았나 다시 생각해본다.

그 만큼 나에게 누적되어온 온갖 스트레스를  내몸에서 빼내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이 었다고 자위해본다.  

 

 

 

금요일 오후 김포공항으로 향하는 서울외곽순환도로 ,,,,정말로 최악의 도로상황이었다. 평소 30~40분 조금 정체되어도 1시간이면 충분한 거리를 2시간이 넘어가도록 똟릴생각을 하지않고 있었다. 우리의 복잡한 마음처럼 천둥 번개와 국지성 호우 , 그리고 지뢰 처럼 여기 저기 벌어져있는 추돌사고들 우여곡절 끝에 다행히? 비행기에 오를 수있었다.

 

기내에서 진한 향의 커피 한잔과 엠피쓰리의 이어폰 너머로 Stan Getz 의  " Stella By Starlight "  가 들려오니 드디어 맘이 편해진다. 비구름을 뚫고 떠오르니 가슴이 다 시원해진다.

 

제주 국제 공항에 나오니 반가운 얼굴... 제주 관광대학의 장진성교수가 사람좋은 미소로 우리를 반겨주신다. 이 먼땅에서 반가운 얼굴을 만난다는건 얼마나 커다란 우리의 행복인가?

 

렌트카와 장교수 차량에 분승한 우리팀은 예약되어있는 시내의 식당으로 들어섰다.

그 곳에서 항상 우리 클럽을 후원해주시는 이정훈 사장님을 만나 뵙고 반가운 인사를 올리게되었다.

 

한치와 제주토종돼지삼겹살의 주물럭 구이.

소라물회

오분작뚝베기

한라산 소주 한잔

그리고 함께하면 좋은 사람들

 

그러나 사건은  이제 시작이란게 문제였다.

 

숙소인 돈방석에 도착하니 지금까지 못보던 광경들이 펼쳐진다.

수많은 클럽의 지거들이 모슬포에 부쩍인다. 마치 지깅 페스티벌에라도 참가한 듯

우리가 그동안 꿈꿔왔던 지깅 페스티벌이 곧 이루어질 듯 말이다.

 

숙소에 짐을 풀기도 전에 장교수가 저녁나절 우리를 기다리면서 잡은 씨알 좋은 무늬오징어 3마리와 문어 한마리를 회와 데침으로 한상 차려진다.

 

아~ 먹기 고문이 시작이다.

 

아침에 일어나니 해는 중천이오 모든 타 클럽지거들은 모두 출조나간 상황이오 우리를 태울 GS 선장님은 새벽 4시반부터 대기 하시며 안절부절하시지만 우리는 차려진 아침밥을 천천히 즐기는 중이다. 방어 백숙과 갈치구이, 제주 젓갈들 그리고 누룽지 까지...

더욱이 뜨거운 커피 한잔은 빠질 수가 없다.

 

느릿느릿 마라도 포인트에 도착하니 지깅선만 대여섯채 , 나머지 다른 어선의 현지 어부들도 전동릴로 변형되는 지깅스타일의 조업을 하신다.

모 낚시 티비가 촬영 중인 국내 모 지깅클럽,

또 다른 국내 지깅 클럽

또 또 다른  국내 지깅 클럽

일본의 모 지깅 클럽

HOT's 의 미나미 사장의 한팀

가마가츠의 나가이 필드스텝의 화보 촬영과 티비 촬영 팀

등

파시다 파시.

 

 이날 조과는

 

강진구교수님은 1미터가 넘는 싸이즈와 야드 오버 사이즈등을 포함해 세수의 부시리

박성치선배님, 바우형님, 장교수 등이 부시리와 힘겨운 사투 끝에 대면하고

그리고 내가 80 넘는 사이즈로 두마리

끝까지 분투한 경규가 좋은 사이즈로 한마리 등 십여수의 조과를 올렸다.

 

저녁식사로 맛있는 그 날 경규가 화이팅 끝에 마지막으로 올린 싱싱한 부시리 뱃살로 회와 지리

여러 맛나는 모슬포 특유의 반찬으로 포식했다.

 

그런데 치킨 여섯마리는 무엇인가?

그러나 후라이드치킨으로 한마리를 바로 헤치우고

장교수 후배팀들이 형제섬에 잡아올린 세마리의 농어 중 95센치미터 빵좋은  대물 농어 한마리를 우리 숙소에 감사하게도 던져주신다. 낼름 기름진 뱃살로 또 소주한잔, 서귀포 감귤로 입가심? 누룽지로 놀란 속을 달래본다. 

새벽4시반 어제 공수되어진 농어 머리와 푸짐한 농어알집으로 지리국 시원하게 밥을 말아본다.

 

이틀째 마지막 날이니 일찍부터 한번 시작하자.

 

 

 

그러나 이른 아침 물때에는 조과가 시원찮다.

 

어제의 만조가 가까워진 피크타이밍을 노려본다.

 

작은 사이즈가 한두마리 나올 무렵

선수 맨위에 올라선 장교수의 로드가 예사롭지않은 휨새를 보인다.

그리고 장교수가 갑자기 기합을 올리신다.

   우라차차~~

 

주변에서 저킹하던 여러 지깅 배들에서 그 파이팅을 부러운 눈빛으로 훔쳐본다.

 

 

오래지 않았지만 힘찬 파이팅으로 배위로 올라온 놈은 길이 1미터에 무게 8.5킬로에 육박하는 씨알 좋은 대방어 다.

 

내가 그렇게 노리던 그놈이었다.

 

지친 내 몸에 아드레날린이 분출되기 시작했다. 그 저킹에 힘이 다시 실린다.

 

수심 80미터 밑에서 드디어 울컥이는 블루박스 특유의 히트의 기미가 보인다.

 

아주 강하게 후킹을 노린다. 수심 80미터의 대상어에게 제대로 후킹을 먹이기 힘든다는거 안다.

하지만 다시 한번 세차게 한번 더 먹인다.

 그리고 나서 드랙플레이를 즐긴다.

 

이거다 이맛이다.

 

내가 이번 조행에 노리던 7키로가 넘는 무게의 대방어는 끝까지 저항한다.  배위에 올라와서도 그 저항은 멈추지 않는다.

숨을 헐떡이는 나와 방어가 대면한다. 부르는 떠는 내 손과 그 지느러미는 승자도 패자도 없다.

 

이게 낚시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