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만의 폭설을 맞아 불과 며칠전만 해도 가망이 없었던 죽변으로의 대구출조.

사나흘의 화창한 날씨 덕에 예정대로 늦은 저녁시간 용인을 출발.

죽변을 향했다.

 

 

넓고 넓은 바닷가에 오막사리 집 한채 ...... 클레멘타인 노랫말처럼

바다와 바로 인접한 곳에 삼준號 백선장님 집이 있었다.

선장님의 마중으로 집엘 들어서니 경사가 났었나 보다.

앙증맞은 강아지들이 이방인들을 반겨준다.

 

 

워낙 늦기도 했지만,

처음 민박과 단체손님을 맞는다는 선장님 내외분의 정겨운 손님맞이로 밤 1시가 훌쩍 지난다.

깔끔한 방과 이부자리에서 단잠을 자고. 온갖 해물이 가득한 아침 밥상으로 조반을 든다.

부푼 마음으로 포구를 향하니 ......

 

 

위 세사람의 표정에서 읽을 수 있듯이 .......  먼바다 바람이 세어진탓에 출항 불가란다.

날씨도 좋고 햇살마저 따사롭건만, 바람이라니.....................

할수없이 철수를 결정.

혹시나 하는 마음에서 대성號를 염두에 두곤 인근 후포를 향한다.

 

 

같은 東海바다인데 ... 이곳은 별다르겠는가?

대성호  이선장 역시 게그물을 걷으러 출항했다가 도로 들어왔단다.

일단 밥이나 먹고 다음 스케쥴을 잡기로 결정.

대게 전문식당으로 들어간다.

 

 

아쉬움

 

 

깔끔한 상차림과는 대조적으로 분풀이하듯 비워낸 밥상.

 

 

 

후포항을 배회 할수 밖에 없었던 사람들.........

 

 

정박된 고깃배 주변으로 움직이는 잔챙이 구경도 하고,

 

 

바람을 피해 항구에서 쉬고있는 갈매기와 이야기도 하고,

 

 

오징어채비 전문점 앞에서 시간도 죽이다가.......

 

 

다시 장호港으로 발길을 옮긴다.

차창밖으로 펼쳐지는 산 마을들은 지난주 폭설의 흔적으로 덮여있다. 

 

 

눈 덮힌 장호항에 도착.

 

 

또 다른 배회가 시작된다.

역시 바람탓에 출항하지 못한 낚시배에서 그물을 손질하고 있는 아주머니 어부들....

 

 

도다리중에서 가장 비싸고 특별한 맛이 있다는 돌도다리를 사서 손질을 부탁한다.

현지 어부들 사이에선 이시가리(이시가레이) 로 불리운다.

 

 

돌 도다리회는 처음 먹어봤지만 ..... 씹을 수록 달착지근한 뒷 맛과 짙은 향이 배어나는게

괜히 비싼게 아니었다.

 

 

돌아오는길.....고속도로나 국도를 제외하곤 변두리 곳곳엔

아직도 폭설의 흔적이 남아있었다.

 

 

아쉽지만,

모처럼 한가한 마음으로 조우들과 함께했던 동해바다로의 여행은

대구를 낚아 올리는 것 이상으로 즐거웠던 1박2일로 자리매김되리라.

 

장호항에 예약해둔 다음주 대구 출조를 기다리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