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꾼의 일정이란게 다 그런거지.

혹시 모르잖아....이번 궂은 날씨가 다음 출조를 한층 기름지게 할지?

잊자구...기운들 내고.

 

좀전에 내가 견지협회 자유게시판에 궁시렁거렸던 글 한편 옮길께.

눈쌓인 주말.....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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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많이 옵니다 온누리가 흰색으로 덮여갑니다. 이런날엔 ..... 쓰잘데기 없이 돌아치기 보다는 따뜻한 방구들에 배 깔고 엎드린채...... 수저로 홍시감이나 파 먹는게 제일이지요. 어린시절 충청도 할아버지집에서 살때입니다. 덜깬 잠을 쫓으려 눈을 비비면서 쇠죽가마에 불을 지핍니다. 쇠죽 당번은 동갑내기인 막내삼촌과 내가 도맡았지요. 잔솔가지 불쏘시개위로 매케한 장작냄새가 번지면, 매냥 할아버지 밥상에만 올라가던 계란 후라이가 야속해서......살그머니 닭장으로 들어가 달걀 두어개를 들고나와 쇠죽솥에 파묻어 익혔다가 삼촌과 함께 아무도 없는곳에서 까먹기도 했지요....할머니께 발각되면 혼났으니까요. 어린시절엔 왜 그리 먹어도 먹어도 배가 고팠던지 ......... 그저 곁에 불씨만 있으면 고구마건 감자건 옥수수건,.... 지난 설날 먹다남은 가래떡까지 구워댔더랬습니다. 오늘같이 눈이 많이 온 날이면, 마을 친구들과, 삽작거리 논배미 한가운데다 마른 볏짚을 깔아 놓고는 싸릿대 듬성듬성 박아 새그물을 칩니다. 요즘은 진짜 참새를 보기 어렵지만,.....재수좋으면 한번에 스무마리쯤의 참새가 걸릴때도 있었지요,.......대충 털 뽑고는 구워 버립니다. 한껏 눈이 내리고 나면 오히려 바깥날씨는 따뜻하게 느껴집니다. 개구장이 친구들과 의기투합이 되면 .....한겨울에도 얼지 않는 논배미로 몰려 갑니다. 동면중인 미꾸라지를 잡으러 가는거지요. 겉 얼음을 걷어내고 진흙 논바닥을 허벅지 깊이 만큼 파내려가다 보면 이마에선 방울 땀이 솟으면서 온몸에 김이 납니다. 그리곤 엄지 손가락 만큼이나 굵고 누런 미꾸라지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진흙 묻은채로 한마리 두마리 주워 담다보면 어느새 소쿠리가 무겁게 느껴질 만큼이 되지요. 충청도에선 미꾸라지를 통째로 넣고 추어탕을 끓입니다. 마을의 여러가구중에서도 친구들이 유독 잘 모이는 집이 있습니다. 주로 부모님의 성격이 온순한 친구의 집이지요. 그곳으로 몰려간 악동들은 왕소금 뿌려서 해감내음 빼고....이것저것 양념을 가마솥에 쏟아붓곤.....걸지게 끓여댑니다. 궂은 날씨탓에 벼르던 제주조행이 취소된고로 ....회사 창밖으로 퍼붓는 눈발을 보고있노라니 청승맞게시리.......가물가물한 옛 생각이 떠오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