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9월 12일엔가 마지막으로 비린내를 맡아본 뒤로 가을 겨울 봄내 바닷바람 쐬이기를 꿈만 꾸고 지내다가 더 이상 참으면 정신이 이상해 질 것 같아 눈 딱! 감고 일을 저지르기로 결심한 뒤, 혹시나 마눌님이 눈치 챌까봐 숨도 크게 못 쉬면서 가재미 눈을 해가며 Long-Range 원정낚시 사이트들을 뒤지기 시작했습니다.  보니까 4월 12일엔가 재작년에 타고 갔던 Shogun 호가 8박의 일정으로 떠나는 것이 있기에 작전에 돌입을 했습니다.   작년 7월에 캘리포니아에 갔을때 들러 인사를 나눈 La Palma (Orange County, CA) 의 Young's Tackle (www.youngstackle.com  562-402-9191) 주영문 사장님께 전화를 걸어 새장비도 주문하고 가지고있던 오래된 장비들을 개수하는 것에 대한 상담도 하고 그러면서 기대에 부풀어 가던 차에...  사업이랍시고 벌려놓은 일이 자꾸 꼬여서 결국 Shogun 호를 타는 것은 미수에 그치고 말았습니다.

 

그렇다고 코가 석자나 빠져서 처져있을 수는 없기에 또 궁리, 궁리, 궁리...  에라 까짓거, 못 먹어도 GO!  마침 5월 9 ~ 17일에 Young's Tackle 이 스폰서를 하는 Independence 호 Trip #2 - Open Charter (개방형 전세 낚시여행) 에 아직 자리가 두개 남았다는 소식!  그간 슬슬 밑밥님께 "밑밥"을 쳐놓았던 것을 이제는 맞추어 당길 때가 되었기에 토요일 오후에 사업장에 들려 "코를 꿰는" 작업에 돌입...  "아, 남자가 한번 죽지, 두번 죽나?"  "나중에 기운 빠지면 시간이 아무리 난들 가서 큰고기와 씨름이 되겠수?"  등등등...  얼르고 달래고 약올리고...  낚시가자고 꼬시는데는 이골이 난 본캡틴인데다, 낚시를 가자고 꼬심을 당하는데도 역시 이골이 난 밑밥님이니 서로 얼굴 보며 같이 앉아서 "의기 투합"!  4월 중순에 승선예약과 항공편예약을 마치고 부랴부랴 가지고있던 낚시대들과 릴들을 싸서 Young's Tackle 로 발송하고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그야말로 잠도 설쳐가며 기대에 부풀어 일도 손에 안잡히는 들뜬 몇주일을 지내다보니 어느새 5월 7일, 출발 하루 전이 되었는데...  오후에 밑밥님의 어부인께서 전화를 주셨기에 받아보니...  "아침에 떠나는 항공편이 알라스카 708 이 아닌 것 같은데요??"  얼른 확인을 해보니 아뿔싸!  오전 오후를 바꿔 예약을 해 놓았네요.  부랴부랴 항공사에 알아보니 06:30에 떠나는 첫 비행기에 자리가 있다는 소식.  페날티를 내게 되어 속은 좀 쓰렸지만, 공항에 나가 멍청한 꼴을 당하는 것은 피하게되어 다행이라고 자위합니다.

 

 

5월 8일은 새벽 03:00 에 일어나 아직도 안자고 컴퓨터 앞에 쭈구리고 앉아있던 올빼미 큰놈에게 공항 픽업을 재촉하여 밑밥님 댁을 거쳐 GO GO GO!!!  LA 공항에 무사히 도착하여 차를 빌린 후 도넛 가게에 들러 간단히 커피 한잔에 도넛 한개씩을 베어물고 여유을 부리다 오렌지카운티의 라팔마시 Young's Tackle로 떠납니다.  정오가 좀 지난 시간에 Young's Tackle 에 들리니 주사장님은 안계시고 사모님께서 반갑게 맞아주십니다.  주사장님은 제가 맡긴 낚시대 주문 및 개수 건으로 바빠서 나오시질 못하셨다는 말씀.  조금 있으니 Young's Tackle 의 영업을 맡아보는 큰아들 로빈군이 낚시대를 한아름 안고 들어옵니다.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출발에 임박해서 많은 일거리를 맡긴 타박(?)도 좀 들어가며 새로 만든 근사한 맞춤낚시대 (Custom Finished Rods) 들을 감상합니다.  그냥 보고만 있어도 고기가 저절로 물 것 같은 기분!  여러가지 터미널태클들을 챙기고 계산을 마친후 로빈과 그의 친구들에게 내일 아침에 샌디에고에서 만나기로 하며 헤어져서 가든그로우브 한인타운에서 나름대로 장도 좀 보고, 비디오카메라도 새로 하나 사고 등등 준비를 마친 후 샌디에고로 내려가 모텔에 드니 어느새 자정이 넘었기에 바로 잠을 청합니다.  자다말고 근질거려 일어나보니 무언가 물 것이 있는지 사방이 물린자죽...  아침에 보니 상반신, 베게가 닿는 곳에 약 20여군데 물린자죽이 있고 엄청스레 가렵습니다.  베게를 털어보니 무언가 까만 점 같은 것이 떨어지기에 손가락을 대 보니 그대로 톡 터져 핏자죽이 생깁니다.  베게 속의 깃털에 진드기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하고 첵아웃을 하면서 항의 (Days Inn Downtown San Diego on Ash St. - 절대 이곳에 가지 마시길) 를 해놓고 나와 Point Loma Sportfishing Landing 으로 가니 벌써 로빈 주, 영 킴, 지미 리 세 젋은 2세 한인 친구들과 몇몇 부지런한 꾼들이 장비를 수레에 실어놓고 기다리고 있습니다.  대충 인사를 하고 얼른 사무실로 올라가 첵인을 하고 승선태그를 받아 가슴에 달고 나니 이제 정말 가나보다...  하는 생각이 듭니다.  장비와 짐들을 내려놓고 Santana's Mexican Cafe 에서 맛있는 원단 부리토로 아침을 때우고 느긋한 기분으로 빌린 차를 돌려준 후 Landing 으로 가니 승선 준비에 부산해지기 시작합니다.  같이 출조를 할 여러 꾼들과 인사들을 나누며 이런 저런 입낚시질을 시작하다 보니 승선 개시! 의 신호가 떨어지기에 각자 장비와 짐들이 실린 수레를 밀고 부두로 내려갑니다.  이제 타고갈 Indenpendence 호의 곁으로 가니 그 배의 크고 당당한 규모에 맘이 푸근해 집니다.  2004년에 건조된 신형 Long-Range Fishing Boat 로 113 피트의 길이에 32 피트의 선폭으로 규모 면에서 124 피트의 Excel 호 다음으로 크고 진수된 후 차근차근 좋은 명성을 쌓아 단골이 많은 배로써 기대가 많이 되었었기에, 설레는 맘이 앞섭니다.